日, 트럼프 압박에 방위비 더 올리나…"필요하면 GDP 2% 초과"
기사 작성일 : 2025-02-17 21:00:59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 박상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각국에 방위비(방위 예산) 증액을 압박하는 가운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027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 이후 방위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를 넘을 수도 있다고 17일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안전보장 환경을 고려해 쌓아 올린 결과, 필요하다면 (방위비가) 2%를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시바 총리가 지난 12일 참의원(상원)에서 방위비는 환율 변동과 국내외 물가 상승 등에도 2027회계연도까지 기존 방침을 유지할 것이며 이후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일본 정부는 2022년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하면서 당시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이던 방위비를 2027회계연도에 GDP 대비 2%로 늘리고, 이때까지 방위비 총 43조엔(약 409조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이시바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일본 방위비와 주일미군 주둔 경비 증액을 요구하지 않았으나, 기자회견에서 "오늘 협의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양국은 공동성명에 '일본의 2027회계연도 이후 방위력 강화'를 명기했는데, 이는 일본이 사실상 방위비 추가 증액을 미국 측에 약속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명한 관세 확대 정책과 관련해서는 일본 기업이 대미 투자와 고용에 공헌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할 것이라면서 "얼마나 일본 주장에 정당성이 있는지 입증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대미 투자를 1조 달러(약 1천443조원)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맞춤형 상호 관세 부과를 언급하면서 일본도 예외는 아니라고 밝혔다.

또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 계획을 둘러싸고 일본제철이 인수가 아닌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한 데 대해 "일본 측 이익의 라인이 반드시 후퇴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사학 스캔들인 '모리토모학원 스캔들'과 관련해 공문서 위조를 강요받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아카기 도시오 씨의 부인과 짧은 시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아카기 씨 묘소 참배와 관련해 "개인으로서는 정말로 가고 싶다"며 "동시에 행정 책임자로서 어떻게 하는 것이 적절한지 판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모리토모 스캔들은 아베 전 총리 부부와 가까운 사이였던 전 모리토모학원 이사장 부부가 국유지를 헐값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아베 전 총리 부부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다.

이시바 총리는 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아베 전 총리가 생존해 있던 2021년 모리토모 스캔들 재조사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오사카고등재판소는 지난달 30일 아카기 씨 부인이 국가를 상대로 관련 문서 공개를 요구한 소송에서 정부가 문서 존재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공개하지 않도록 한 1심 판결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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