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지하화 '첫타자' 부산·대전·안산…철로 덮어 4조원대 개발(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2-19 15:00:21

철도 부지가 단절한 부산원도심과 북항 재개발 지역


[국토교통부 제공]

(세종= 박초롱 기자 = 부산과 대전, 경기 안산에서 총 4조3천억원 규모의 철도 지하화 사업이 먼저 추진된다.

대상 구간은 부산진역∼부산역, 대전조차장역, 안산선 초지역∼중앙역 구간이다.

조단위 자금이 투입되는 철도 지하화 등 사회기반시설(SOC) 사업을 추진해 건설경기를 뒷받침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지만, 실제 사업 자금이 투입되기까지는 3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철도 지하화 특별법 제정 이후 사업 시행을 본격화했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다.

서울의 경우 재원조달, 지하화 공법, 기존 교통의 처리 문제 등 고려해야 할 사안이 많아 우선 추진 구간에서 제외됐다.

◇ 철도 지하화 '선도사업' 3개 구간 발표

정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개발사업을 확대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부산, 대전, 안산을 철도 지하화 선도사업 대상지로 발표했다.

철도 지하화는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지상 철로를 지하화하거나 인공지반(데크)으로 덮고, 지상 부지를 주거·상업 시설 등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번에 발표한 3개 지역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사업 구간, 사업비 분담 논의를 마친 곳이다. 올해 상반기 중 지하화를 위한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갈 예정이다.

부산의 부산진역∼부산역 구간 2.8km는 데크로 덮어 상부를 개발한다.

부산진역 컨테이너 야적장(CY)과 철도부지를 이전한 뒤 고밀 개발하는 면적은 축구장 52개 크기인 약 37만㎡다. 사업 규모는 1조4천억원이다.

부산 철도 지하화는 북항 재개발 사업과 연계해 추진한다. 철도 시설이 부산 원도심과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있는 북항 재개발 지역을 단절하고 있어 데크로 두 지역을 잇는다.


철도 지하화 사업을 추진하는 대전조차장


[국토교통부 제공]

대전에서는 대규모 철도 정비부지(조차장)를 인근 신탄진으로 이전시킨 뒤 경부선 선로 2.4km 구간을 데크로 덮어 개발한다.

지금은 대전 도심에 위치한 조차장 때문에 서쪽 산업단지·주거지(대화동)와 동쪽 주거지(중리동)가 단절된 상태다.

조차장 이전 등으로 확보하는 38만㎡에는 업무·복합용지를 집중 배치해 대전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키운다. 총사업비는 1조4천억원이다.

안산에서는 안산선 초지역∼중앙역 구간 철로 5.1km를 지하화해 주변 시유지와 함께 역세권 컴팩트시티를 조성한다. 개발 면적 71만㎡, 사업비는 1조5천억원 규모다.

안산 초지역∼중앙역 구간은 신안산선, 서해선, 인천발 KTX와 연결될 교통 요충지이기 때문에 지하화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안산선 초지역∼중앙역 철도 지하화 사업 구간


[국토교통부 제공]

◇ 정부재정 지원 없이 상부개발 이익으로 사업비 충당

국토부는 철도 지하화 선도사업지로 선정한 3개 지역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무리가 없는 적정한 규모이고, 재원이 부족할 경우 지자체가 보조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철도 지하화는 특별법에 따라 정부 재정 지원 없이 철도 상부와 주변 부지를 통합 개발해 발생하는 이익으로 비용을 충당하게 돼 있다.

상부 개발은 지자체가 담당하기 때문에 국토부는 지자체의 재원 마련 계획과 부담 의지를 주요하게 평가했다. 안산시의 경우 지하화를 위해 인근 시유지를 내놓기로 했다.

국토부는 수도권 경부선, 경인선, 경원선 구간은 지자체와 추가 협의를 거쳐 지하화 추진 방안을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의 경우 서울역∼용산역 구간 철도 지하화가 주목받았으나 이날 발표된 선도사업 지역에선 제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기존 철도 운행 문제를 고려해야 하며, 지하화를 전반적으로 할지, 구간을 나눌지에 따라 사업 시행 방법이 달라진다"며 "검토할 사안이 많아 아직 최종 노선을 도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산 철도 지하화 및 상부 개발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 계획만 최소 3년…첫 삽은 2030년 이후 뜰 듯

철도 지하화 선도 사업지가 발표됐지만, 첫 삽을 뜨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런 대형 개발사업은 계획을 짜는 데만 최소 3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부산 철도 지하화의 경우 기본계획(2025∼2026년), 설계(2027∼2029년) 이후 데크 시공에 들어가는 시기는 2030년 이후로 전망된다.

상부 개발을 통한 부지 조성, 분양의 경우 부산은 2031∼2037년께, 대전은 2036∼2037년께로 예상된다.

안산의 경우 2029년 착공, 2034년 준공을 계획하고 있다.

안산은 현재 철로가 교량 형태이기 때문에 지하로 매립하는 공사를 끝낸 뒤, 상부 철도를 용도 폐지하고 본격적인 개발 사업에 들어가게 된다.


대전조차장 철도 지하화사업 구상도


[국토교통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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