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조정호.

(부산= 김선호 기자 = 말다툼 끝에 남편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여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용균)는 6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5년간 보호관찰 명령을 내렸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씨는 지난해 5월 조현병 증세 등으로 경남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알코올 의존증으로 입원한 40대 남성과 알게 됐다.

퇴원한 이들은 올해 1월 부산에서 동거를 시작해 5월 혼인신고 했다.

동거 때부터 A씨는 생활비나 술주정 등의 문제로 남편과 자주 말다툼을 벌였고 별거하기를 반복했다.

범행 당일에도 A씨는 전셋집을 정리하는 문제를 의논하려고 남편과 만났지만, 언쟁이 벌어졌다.

그 과정에서 A씨는 남편이 주방에 있던 흉기를 들고 와 "오늘 끝장을 봐야겠다. 같이 죽자"고 한 데 격분해 흉기를 빼앗아 가슴 등 6차례 찔러 살해했다.

A씨는 재판에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평소 정신병증을 앓고 있긴 했지만,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 범행에 납득할 만한 동기나 이유를 찾아볼 수 없고 범행 수법의 잔혹성 등에 비춰보면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다만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이 발생했고 피해자 유족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