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여파에 사회적 대화 중단…계속고용 로드맵 '올스톱'
기사 작성일 : 2024-12-10 07:00:30

고용노동부


[촬영 고미혜]

김은경 기자 = 정부가 연내 마련을 목표로 하던 계속고용 로드맵이 내년 이후에야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중단된 데 따른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공익위원 권고문 등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결과물이 나온 후 계속고용 로드맵 발표 시기를 조율할 계획이다.

10일 노동부에 따르면 노동부는 계속고용 로드맵이 경사노위에서 진행하는 사회적 대화와 연계해 마련해야 하는 만큼, 경사노위 결과물을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계속고용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 속에 은퇴 후 연금 수급 연령까지의 공백이 예상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노동부가 로드맵에 담으려는 여러 내용 중 법정 정년 연장 혹은 선택형 재고용 등 계속고용 관련 법·제도 개편안은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주제다.

이에 노사정은 경사노위에서 계속고용에 대한 사회적 대화를 진행해왔고, 노동부는 올해 안에 계속고용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해 노사정 합의문 내지는 공익위원 권고문 등을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던 한국노총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12일 예정됐던 계속고용 관련 대국민 토론회가 1월로 연기되는 등 사회적 대화에 제동이 걸렸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사의 의견을 듣고 설득·조정하는 과정 없이 정부가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며 "합의가 안 되더라도 공익위원 안이라도 나와야 이를 토대로 조율하는 등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계가 불참을 선언했지만, 경사노위는 계속고용 사안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감안해 공익위원들을 중심으로 현장 간담회 등 대안 마련에 집중할 예정이다.

토론회 또한 1월에 개최할 수 있도록 노사정 주체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계속고용 로드맵에 각종 입법이 필요한 사항들이 포함될 예정인 만큼, 지금처럼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계속고용 로드맵이 나온다고 해도 관련 정책을 추진하기가 어려우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야당 소속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관계자는 "정부의 로드맵이 나오면 계속고용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어렵게 된 상황"이라며 "상황이 안정된 후에야 본격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 정권에서 추진하던 근로시간 개편과 노동약자지원법 등 다른 각종 노동 개혁도 여야 갈등이 극에 달하는 통에 모두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근로시간 개편은 장시간 노동을 초래할 것이라는 이유로, 국민의힘에서 당론으로 채택한 노동약자지원법은 노동자를 갈라치기 한다는 이유로 기존에도 노동계 및 야당 등에서 반대해왔다.

김문수 노동부 장관이 비상계엄 사태 후 "근로감독, 노사관계, 산업안전, 취업 지원 등 기존에 추진했던 민생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달라"고 밝혔지만, 사의 표명을 한 상태에서 추진 동력이 있을지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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