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방부 회의 참석한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푸틴 대통령,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타스 . 재판매 및 DB 금지]
(모스크바=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 전체에서 확고한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타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방부 간부 확대회의에서 연설하면서 "러시아군의 전투 활동은 전체 전선에서 전략적 주도권을 확고히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특별군사작전' 목표를 달성하는 측면에서 획기적인 해가 됐다"며 러시아군이 올해에만 우크라이나 마을 189개를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러시아군이 올해 우크라이나 4천500㎢를 '해방'했고 하루 평균 30㎢씩 진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루한스크의 1% 미만만 통제하고 있고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 지역에서는 25∼30%만 통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벨로우소프 장관은 올해 56만명 이상의 우크라이나군이 전장에서 사상했고 특별군사작전 기간 우크라이나군의 총 병력 손실은 거의 100만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지난 8월부터 장악 중인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에서만 4만명 이상의 병력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타스 통신은 이날 회의에 공개된 슬라이드 자료를 인용, 우크라이나군 사상자 수가 2023년 말 40만5천400명에서 현재 97만5천100명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군사장비 손실은 5만1천대에서 10만9천600대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의 병력 손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등 서방 국가에서는 러시아군 사상자를 7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하루 평균 1천명 이상이 러시아군과 계약해 입대했다면서 "작년에는 30만명 이상이 계약했는데 올해는 이미 43만명"이라며 자발적으로 전선에 가는 군인들 덕분에 전장의 흐름이 유리하게 돌아가게 됐다고 자평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징집 연령을 낮출 것으로 예상하면서 연령을 14세로 낮춰도 잔혹 행위가 될 뿐 전황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벨로우소프 장관은 올해 42만7천명 이상이 군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러시아가 국내총생산(GDP)의 6.3%를 군, 국방, 국방 역량 강화 등 분야에 지출했다며 "러시아의 예산안과 비슷한 수치"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이는 기존 지출액보다 약 2.5% 많은 수준"이라면서도 "이는 무력 분쟁을 겪지 않는 국가를 포함해서도 세계에서 가장 최고치가 아니지만, 여전히 많은 액수이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군사비를 무한정으로 늘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방부는 서방 국가의 올해 군사 예산에 대해서는 미국 9천95억달러, 독일 970억달러, 영국 820억달러, 프랑스 630억달러로 각각 추산한다고 슬라이드 자료를 통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러시아를 '레드라인'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러시아의 대응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중·단거리 미사일을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이전·배치하려고 한다면서 "그러한 위협에 포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이 그런 미사일을 배치한다면 러시아는 미사일 배치에 대한 모든 자발적인 제한을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정학적 긴장 고조를 고려해 우리는 러시아와 동맹국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동맹국, 파트너와 군사·군사기술 협력을 지속하고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동맹국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러시아의 최신 중거리 미사일 오레시니크와 같은 무기의 대량 생산이 조만간 확립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옐리자베티우카(러시아명 옐리자베톱카) 마을을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AFP 통신은 이 마을이 우크라이나군의 중요 병참기지인 포크로우스크로 가는 교두보가 될 수 있는 쿠라보베(러시아명 쿠라호보)에서 남쪽으로 약 10㎞ 거리에 있는 자원이 풍부한 마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