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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림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일선 학교에서 내년 신학기부터 사용할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AIDT)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 자료'로 사용하는 법안에 찬성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의원실은 최근 서울시교육청에 AIDT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물었을 때 '찬성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AIDT의 교육적 효과가 입증될 때까지 교육자료로 학교가 자율 선택해 활용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지난 17일 열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와의 정책협의회 자리에서도 "AIDT 관련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그 결과를 두고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교육청은 학교에 무료 태블릿 PC(디벗)를 도입하면서 미래 맞춤형 교육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교육부가 추진해온 AIDT는 모델 공개가 늦었고 교사 연수도 부실해 교과서로의 도입은 속도 조절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시교육청 내부에서 있었다.

교육부는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3월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수학, 영어, 정보 과목에 AIDT를 도입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AIDT로 인해 학생이 디지털 기기에 과의존할 수 있는데다 이를 뒷받침할 학교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하고 있다.

이에 고민정 의원은 AIDT를 '교과용 도서'가 아니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지난 17일 야당 의원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으며 본회의 표결을 앞둔 상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AIDT는 지위가 격하돼 전국적으로 일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장 재량에 따라 도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시교육청은 교육부 지침에 따라 초 3·4, 중1, 고1을 대상으로 내년 2월 초까지 AIDT를 선정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그러나 공문에서는 AIDT가 교과서로 도입되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을 고려하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공문에서 "초중등교육법 개정 발의 중이므로 학교에서는 충분한 검토 기간을 확보해 가급적 2025년 2월에 선정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김한민 전교조 서울지부 대변인은 "교육 정책을 추진하는 교육부가 현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짧은 시간 내에 밀어붙였다"며 "교과서가 될지 안 될지 알 수가 없어 현장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