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김정은 뉴클리어 파워' 발언은 북미 대화 포석 깔기"
기사 작성일 : 2025-01-21 13:00:58
화보
돌아온 트럼프, 47대 美대통령 취임

오수진 김지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 직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두고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보유국)"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북미대화 재개의 포석을 깔기 위한 의도라고 진단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1일 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결국 (북미대화) 포석을 까는 것"이라며 "사실상 김정은과의 만남을 준비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김정은 입장에서는 핵을 가지고 있고 굳이 (트럼프를) 만날 이유가 없다, 약소국이지만 미국에 배짱을 부리고 있는 것"이라며 "(트럼프는) 김정은이 대담에 나오면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은근히 내비치면서도 '우리는 사실 다른 할 것도 많다'고 이야기하는 단계"라고 분석했다.

홍 위원은 "결국 트럼프의 생각은 공식적으로 (북핵) 인정은 못 해주지만 개발하는 데 큰 문제만 삼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니냐, 대신 도발하지 않겠다고 (북한이) 약속하라는 것"이라고 봤다.

남성욱 고려대학교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해 앞으로 북한의 위상이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이번 발언으로 "지난 30년간 비핵화 협상은 막을 내렸고 새로운 단계로 진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제는 핵 군축 북미 협상으로 가는 로드맵이 펼쳐지게 된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북미 협상에서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이 논의 테이블에 올라갈 가능성이 커진 만큼 정부는 미국 새 정부와 면밀히 소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위원은 "북미가 정상회담으로 한 발 한 발 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입장에서는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너무 많이 양보하지 않도록 우리의 입장을 말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교수는 "한국은 북미 정상이 다시 주고받을 '러브레터'를 막을 수도 없다"며 "중장기적으로 자강능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가 한국의 고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간 핵 군축 협상 등 '스몰딜'이 가시화하면 한국에서도 자체 핵무장 등에 대한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브콜'에 북한이 호응하지 않고 도발한다면 분위기가 확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트럼프의 협상술은 상대방을 압박해 협상의 우위를 점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김정은이 화답하지 않으면 북한을 다시 압박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