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정치 불안에도 보건은 안정…말라리아 퇴치국 인정
기사 작성일 : 2025-01-28 08:00:59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청사


[ 자료 사진]

(제네바= 안희 특파원 = 국론 분열과 정치 불안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조지아가 감염병 통제 분야에서는 안정적인 방역 관리를 통해 '말라리아 청정국' 공인을 받았다.

28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조지아는 말라리아 발병 건수를 0건으로 줄이고 최근 WHO로부터 말라리아 청정국 인증을 받았다.

WHO는 "전 세계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인 말라리아를 퇴치하기 위한 조지아 정부와 국민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에 축하를 보낸다"고 밝혔다.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게 물려 감염되는 급성 열병이다. 전 세계에서 매년 2억명 이상이 감염되고 이 가운데 50만명가량은 사망한다.

말라리아 청정국으로 인정되려면 최소 3년간 말라리아 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WHO는 조지아가 말라리아 퇴치 노력을 기울인 역사가 100년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1920년대 말라리아 일종인 삼일열 말라리아에 전체 국민의 30%가 감염될 때부터 조지아 보건 당국은 말라리아와의 싸움을 벌여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환자가 또다시 급증했다가 점차 발병 건수가 0에 가까워졌지만 2002년 다시 474건이 발생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후 당국이 감염병 통제를 더욱 강화하면서 사실상 2015년부터는 감염 사례가 아예 나오지 않았다.

집요한 퇴치 활동 끝에 청정국 인증을 받은 조지아는 정치적으론 불안하다.

친러시아 성향의 여당 '조지아의 꿈'이 작년 10월 총선에서 다시 승리한 이후 부정선거 논란이 강하게 일었다.

조지아 헌법에 국가적 과제로까지 명시된 유럽연합(EU) 가입 사안을 현 이라클리 코바히제 총리가 임기 동안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혀 반정부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불안기에도 조지아가 WHO로부터 차질 없이 방역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WHO는 "조지아는 잘 작동하고 충분한 자원을 갖춘 보건 시스템이 있었고 말라리아 퇴치 상태를 유지하려는 정치적 의지도 갖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미헤일 사르즈벨라제 조지아 보건부 장관도 "우리 보건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조지아는 중요한 보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환영했다.

말라리아 청정국이 된 국가는 조지아를 포함해 45개국이다. 한국은 1963년 말라리아를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고 관리한 끝에 1979년 완전 퇴치를 선언했지만 1993년부터 발병 사례가 다시 나왔다.

최근에도 발병 환자가 간혹 나오고 있다. 한국 보건 당국은 2027년에 발병 건수를 0건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퇴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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