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 개봉박두?…설연휴 후 우리금융 검사결과 발표 관심
기사 작성일 : 2025-01-29 10:00:17

발언하는 이복현 금감원장


이재희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외국계 금융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

이율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설 연휴 이후 발표할 우리금융 검사 결과가 예고대로 '매운맛'일지 주목된다.

이 원장은 지난해 금융지주·은행 주요 검사 결과를 다음 달 4일 발표한다.

브리핑에서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박충현 은행 담당 부원장보가 검사 결과 개요를 설명한 뒤 질의응답을 한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검사했던 우리금융, KB금융[105560], NH금융, 신한금융투자, 토스 등의 사례에서 나타났던 문제 중 심각하게 생각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결과를 '이제 사고가 좀 안 나게 하자'는 취지에서 발표할 계획"이라며 "검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발표하면 '맵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 결과 발표에는 금융사고 등 내부통제 관련 사항은 물론, 자본 비율과 자산건전성, 리스크관리 관련 사항도 포함된다.

여러 금융회사 검사 결과가 함께 발표되지만,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우리금융 검사 결과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은 5개월여간 상시로 검사를 받았다.

금감원은 지난해 6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 조사를 위해 현장검사에 착수한 뒤 8월 재검사를 하고 10월부터는 정기 검사를 했다. 정기검사는 기간을 2주 연장했다.

금감원은 당초 지난해 12월 검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후폭풍으로 새해 초로 한차례 연기한 데 이어 2월 초로 재차 연기했다.

이복현 원장은 검사 결과 발표 연기 이유에 관해 "위법 행위를 경미하게 취급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매운맛'으로 시장과 국민에게 알리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금감원의 이번 검사로 도출되는 경영실태평가 등급은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 인수·합병(M&A) 관련 금융당국 인가 승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승인 관련 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 등의 경영실태 평가 결과 종합평가 등급이 2등급 이상에 해당해야 한다.

이번 경영실태평가부터 내부통제가 별도 평가 부문으로 분리되고 평가비중도 기존 5.3%에서 15%로 3배 이상 대폭 상향 조정됨에 따라 직전 검사 때 2등급이었던 평가 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내부통제 배점이 크게 늘어난 것은 평가등급에 영향을 많이 미칠 것"이라며 "금융사고나 사고 이후 수습 과정이 주되게 내부통제에 관련된 사항들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영향을 좀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검사 결과 발표까지 평가 등급은 아직 산출되기 전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지주로부터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 승인 신청서를 제출받고 이달 중순부터 심사에 착수했다. 검사 결과와 관련한 건전성 부분이 가장 쟁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손태승 우리금융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 거액 부당대출을 해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지난 2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업무방해 혐의로 손 전 회장을 불구속기소 했다.

손 전 회장은 2021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처남 김모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23차례에 걸쳐 517억4천500만원을 불법 대출해준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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