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제 앞둔 서울 고교 '스포츠와 국제사회' 등 이색과목 개설
기사 작성일 : 2025-01-30 08:00:38

서울시교육청


서울시교육청. 2025.01.21 [서울시교육청 제공]

서혜림 기자 = 올해 3월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에 발맞춰 서울에서는 230개의 새로운 과목이 승인돼 학생들과의 첫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3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정근식 교육감은 고교학점제 시행에 맞춰 시내 일반고, 특목고, 특성화고 등 모든 고교에서 운영될 570개 과목을 지난달 승인했다.

이 중 340개는 이전 교육과정(2015년 개정 교육과정)의 신설 과목을 다시 승인한 것이고, 나머지 230개는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 맞춘 새로운 과목들이다.

새 교육과정에 따라 올해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다. 고교학점제는 고교생이 대학생처럼 자기 적성과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듣는 제도다.

기존에는 국어, 수학, 도덕 등 일반적인 과목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학생들이 각자의 흥미와 목표에 맞춘 특색 있는 과목을 들을 수 있다. 이런 과목은 일선 교사들이 주축이 돼 개발했다.

이번에 신규 승인된 과목으로는 '문화다양성 진로와 지도', '글로컬 시대의 지역문화 이해1, 2', '심화 육상 단거리 전공 실기', '시뮬레이션 화학' 등이 있다.

각 학교는 수업 여건과 학생의 수요를 토대로 신규 과목을 선택해 세부 교육과정을 편성할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3월부터 온라인 학교를 운영해 학교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더 실험적인 과목들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곳에서는 '스포츠와 국제사회', '서울 프로젝트',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메이커 실습', '데이터로 세상 읽기' 등 4개 과목을 들을 수 있다.

일례로 스포츠와 국제사회는 올림픽, 월드컵 등이 국제관계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파악하고 토론하는 과목이다.

2026학년도에는 '사랑의 이해'와 '뉴스와 미디어' 과목이 추가 개설된다.

사랑의 이해는 사랑의 철학적 의미부터 과학적 분석, 문화적 공통점과 차이점, 이별의 의미까지 다루는 과목이다. 심리학, 사회학, 철학, 생명과학 등에 관심 있는 학생에게 추천된다.

해당 과목에 대한 평가는 학업성취도에 따른 절대평가로 이뤄지며 석차 등급은 산출되지 않는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시교육청 소속 학교들은 새로운 과목 개발을 위해 작년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약 반년간 준비했다.

사랑의 이해 과목을 만든 황광원 서울과학고 교사는 "학교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관계의 의미를 알고 배우는 것이 중요한데 전인적 교육을 위해서는 이런 것을 토론하고 가르치면 어떨까 싶었다"며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만나서 주제를 토의하고 질문을 던지면서 학문적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새로운 과목이 개설되더라도 학생들이 수능과 관련이 없는 과목을 선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학생이 자기 진로에 맞는 이색 과목을 선택해 이수한다면 수시모집에서 오히려 이점을 가져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스포츠와 국제사회 과목을 만든 박세민 오산고 교사는 "수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 자신의 흥미와 희망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고 그 내용이 학교생활기록부 기록으로 연결된다면 진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