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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손현규 기자 = 지체장애인 A씨는 2년 전 인천시교육청이 공고한 교육행정 9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했다.

당시 인천시교육청은 일반 전형 72명, 장애인 전형 9명, 저소득 전형 3명 등 모두 84명을 뽑을 계획이었다.

장애인 전형에는 A씨를 포함해 모두 24명이 응시했고, 필기시험 후 선발 예정 인원과 같은 9명이 합격했다.

필기시험이 끝나고 2개월 뒤인 같은 해 8월 인천시교육청 평생학습관에서 최종 면접시험이 진행됐다.

1층 면접 대기실에서 차례를 기다린 A씨는 전담 도우미로 배치된 공무원의 도움을 받아 면접실로 올라가려다가 갑자기 멈춘 엘리베이터에서 5분 동안 갇혔다.

가뜩이나 긴장한 상태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가 있었지만, 다행히 면접시험은 무사히 마쳤다.

면접위원들은 3개 질문을 A씨에게 던졌다. 단기 퇴직이 늘어난 이유와 공무원이 된다면 어떤 각오로 일할지를 물었고, 적극 행정의 개념을 설명한 뒤 활성화 방안을 말해보라고 주문했다.

마지막 질문은 다들 피하려는 업무를 다른 부서와 함께 추진해야 할 때 어떻게 하겠느냐였다.

그러나 A씨는 열흘 뒤 손꼽아 기다린 발표날에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필기시험 점수는 합격선인 295점보다 훨씬 높은 370점이었다. 그러나 면접시험에서 마지막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 했다.

정신자세나 성실성에서는 '우수' 평가받았으나 의사 발표의 정확성과 발전 가능성 항목에서는 '미흡' 평가를 받았다. 결국 관련 규정에 따라 전체 면접 평가는 '미흡'이었다.

면접위원들은 "실무능력을 갖추기 힘들 것 같다"라거나 "지시사항을 정확히 이해 못 한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면접위원은 평가서에 "논리성이 떨어진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A씨는 높은 필기 점수를 받았는데도 불합격 통보를 받자 채용 과정이 위법했다며 2023년 11월 인천시교육감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다.

그는 소송에서 "인천시교육청 인사위원장은 장애인 전형 필기시험 합격자 수가 선발 예정 인원을 넘지 않았는데도 (불합격자를 대상으로) 추가 면접시험을 하지 않고 바로 최종 탈락시켰다"며 "이는 지방공무원 임용령 50조 3과 균형 인사 운영 지침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멈추는 사고로 불안정한 심리 상태에서 면접을 볼 수밖에 없었다"며 "불합격으로 인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당시 채용 절차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천지법 행정2부(호성호 부장판사)는 A씨가 인천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불합격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추가 면접을 할지는 시험을 주관한 기관장에게 재량권이 있다"며 "당시 면접시험 전에 세부 시행계획을 세울 때부터 추가 면접은 하지 않기로 결정된 상태였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가 엘리베이터에 갇힌 시간이 길지 않았고 담당 공무원이 평정심을 찾을 시간을 따로 주기도 했다"며 "면접시험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