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 반군, 동부서 일방적 휴전 선포
기사 작성일 : 2025-02-04 19:00:59

내전 격화에 피란길 떠난 민주콩고 동부 고마 주민들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요하네스버그= 유현민 특파원 =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동부 최대도시 고마를 점령한 투치족 반군 M23이 4일(현지시간)부터 발효하는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포했다.

M23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휴전을 선언한다"며 "휴전은 4일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부카부나 다른 지역을 점령할 의도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콩고 정부군이 휴전을 이행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AP·dpa통신 등이 전했다.

M23은 지난달 27∼29일 대규모 공세로 동부 노스키부주 주도 고마를 장악한 뒤 남쪽으로 약 100㎞ 떨어진 사우스키부주 주도 부카부를 향해 진격하며 정부군과 교전을 벌였다.

이에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미 심각한 인도주의적 상황의 추가 악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휴전을 촉구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지난주 고마에서 벌어진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으로 최소 900명이 숨지고 3천명 가까이 다쳤으며 연료와 의료품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은 이메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M23과 르완다군에 모든 방향에서 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신속하고 안전한 인도주의적 구호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M23의 일방적 휴전 발표는 오는 7∼8일 탄자니아에서 열리는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와 동아프리카공동체(EAC)의 합동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졌다.

민주콩고와 M23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르완다 간 평화 중재를 위한 이번 정상회의에는 펠릭스 치세케디 민주콩고 대통령과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라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민주콩고는 M23의 배후로 인접한 르완다를 지목하고 유엔과 서방 국가 등 국제사회도 이에 동의하지만, 르완다는 부인한다.

지난해 12월에는 반군 지원을 둘러싼 갈등 해결을 위해 앙골라의 중재로 민주콩고와 르완다 대통령의 정상회담 일정이 잡히기도 했으나 막판에 무산되기도 했다.

콜탄, 금, 니켈, 코발트, 구리 등 광물이 풍부한 민주콩고 동부에서는 M23, 민주군사동맹(ADF) 등 100여개 무장단체의 준동으로 불안한 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12년 당시 고마를 1주일 이상 점령했던 M23은 수년간 휴면기를 거쳐 2021년 11월 동부에서 무장 공격을 재개하고 2023년 3월부터 공세를 강화했다.

올해 들어 동부의 거점 마을을 차례로 점령한 M23은 인구 200만명의 최대 도시 고마까지 점령했고 이 과정에서 약 5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유엔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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