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개헌 논의에 속도…권력구조 개편 '원포인트'에 무게
기사 작성일 : 2025-02-06 12:00:03

비대위원 회의에서 발언하는 권성동 원내대표


김주형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2025.2.6

류미나 안채원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이 '1987년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개헌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6일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어 국회 최다선(6선)인 주호영 의원을 당 개헌특별위원장에 임명했다. 다음주 당 개헌특위를 출범시키고, 자체 개헌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가 대개조를 위한 개헌 토론회'에 참석해 "1987년 체제 이후에 8명의 대통령이 나왔는데, 성공한 대통령이 누가 있었는지 선뜻 답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소추로 빚어진 혼란상을 윤 대통령 개인 차원의 문제로만 환원하지 말고, 대통령중심제의 폐단과 여야의 극심한 대결구도가 내재할 수밖에 없는 현행 정치제도의 문제로 접근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개헌에서) 정치 체제 부분이라도 손댈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당 개헌특위를 중심으로 논의될 자체 개헌안은 권력구조 개편에 집중한 '원포인트' 개헌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대통령 중임제, 이원집정부제 등 대통령의 책임성 강화 및 권한 분산 방안과 함께 의회의 권한 남용을 막을 '양원제 도입' 등의 개헌도 거론된다.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에 이르는 데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도 한몫 했다는 인식에서다.

권 원내대표는 "현 정국 상황은 대통령의 권력과 국회의 권력이 정면으로 충돌한 결과"라며 행정부와 입법부의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다음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도 개헌 관련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전해졌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개헌을 굳이 논의한다면 '제왕적 의회'부터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대개조를 위한 개헌토론회


김주형 기자 =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 주최로 열린 '국가대개조를 위한 개헌 토론회'에서 성일종 국방위원장,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김진표 전 국회의장,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2.6

국민의힘은 여권은 물론 야권과 정치 원로들 사이에서도 개헌론이 나온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를 개헌 동력으로 삼아 정국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개헌 주장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전직 국회의장·국무총리·당 대표들로 구성된 '나라를 사랑하는 원로 모임'도 권력분산·견제 장치를 두고 승자독식 구조를 깨는 개헌을 제언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여론을 지렛대로 삼아 탄핵 정국에서 수세에 몰렸던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개헌에 소극적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 빼고는 사실상 여야 정치권 모두가 개헌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전체적인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다만 지난 2016에도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개헌을 추진했지만, 결국 현실화하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여당의 개헌론보다는 야당의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은 결과였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개헌은 자신이 가진 권력을 내려놓으면서 할 때 가장 진정성이 있는 것인데 지금 (국민의힘은) 집이 불에 타버렸다"며 "이제 와서 '나라를 위한 개헌을 하자'고 하면, 감옥에만 가지 않으면 (본인이 차기) 권력이라고 생각하는 이재명 대표에게 그게 먹히겠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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