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사 "평화대공원 체육시설 활용안 검토될 만해"
기사 작성일 : 2025-02-06 15:00:45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일대


[ 자료사진]

(제주= 고성식 기자 = 오영훈 제주지사는 서귀포시 대정읍 제주평화대공원 일부를 체육시설로 활용하는 계획에 대해 "평화와 스포츠는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검토될 만하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6일 제주도청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오예진 선수가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사격훈련장 조성 필요성이 제기됐고 평화대공원도 대상 부지의 하나로 떠올랐다"며 "전지훈련장으로서 제주의 위상이 커지고 있고 서귀포지역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알뜨르비행장 등 제주평화대공원과 인근 송악산 일대에 스포츠타운을 조성하는 내용의 '마라도해양도립공원 공원계획 변경 용역'을 마련했다.

용역안에는 알뜨르비행장 활주로 동쪽에 야구장 4면과 사격장을 건설하고 북동쪽 지하 벙커와 관제탑 유적지 주변에 대규모 파크골프장을 건설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송악산 인근 산이수동 마을 근처에는 전지훈련장이 계획됐다.

마라도해양도립공원 육상부(0.58㎢)에는 송악산과 인근 고사포 진지 등의 일제 전적지 등이 있다.

마라도해양도립공원 육상부 서쪽에 있는 제주평화대공원 부지에는 알뜨르비행장, 비행장 격납고, 제주4·3유적지인 섯알오름 예비검속 유적지 등의 근현대사 유적들이 산재해 있다.

하지만 송악산과 제주평화대공원 보존을 위한 '송악산·알뜨르사람들' 등은 "평화와 생태의 공간인 이곳에 난데없이 체육시설 건설을 검토한다는 발상을 용납할 수 없다"며 체육시설 활용안을 강력히 반대했다.

제주평화대공원 부지는 국유재산이지만 2023년 9월 제주특별법 개정으로 활주로를 제외한 69만㎡를 제주도가 무상양여 받아 쓸 수 있게 됐다.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알뜨르 비행장은 일제강점기인 1926년 조성이 시작돼 1945년까지 사용됐다. 활주로 길이는 1천400m, 폭 70m 규모다.

1937년 중일 전쟁 때에는 일본해군의 중국 난징 폭격 발진기지였고 1945년 태평양전쟁 막바지에는 일본 본토 사수를 위한 결호작전의 7호 작전의 지역 군수 시설 중 하나였다.

제주4·3 당시에는 학살의 현장이면서, 한국전쟁 때는 주변에 육군 제1훈련소와 전쟁 포로 수용소 등으로 활용됐다.

'알뜨르'는 아래쪽 벌판이라는 의미의 제주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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