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 엘리엇, 석유공룡 BP 지분 매입…'변화' 압박할 듯
기사 작성일 : 2025-02-10 11:00:57

미국의 BP 정유공장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주종국 기자 =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영국의 석유 대기업 BP의 지분을 사들였다.

지분 규모가 얼마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주주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경영진 해고나 사업 분리 등 과감한 조치를 압박해온 엘리엇의 성향으로 볼 때 BP에도 변화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을 인용, BP 지분을 인수한 엘리엇이 경영성과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엘리엇은 약 70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 헤지펀드로, 월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투자자 중 하나로 꼽힌다.

BP의 경영 전략은 최근 몇 년 사이 급변했다. 5년 전부터 전통적인 석유 및 가스 사업에서 벗어나 풍력, 태양광, 전기차 충전과 같은 저탄소 에너지 분야로 방향을 선회했다.

하지만 BP의 주가는 셸이나 엑손 모빌과 같은 대형 경쟁사에 비해 뒤처지면서 많은 투자자가 새로운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BP의 시가총액은 약 870억 달러로 셸의 절반, 엑손모빌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BP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배당금을 급격히 삭감했으며 그 이후 부채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엘리엇이 주주사로 합류하면서 BP의 실적 개선 압박은 가중될 전망이다.

BP는 이라크와 멕시코만 등 BP가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에서 의미 있는 성장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 해상 풍력 사업의 협력사를 영입하고 독일 정유소와 미국 육상 풍력 사업 부문을 매물로 내놓는 등 비용 절감도 모색 중이다.

지난달에는 직원의 5% 이상인 약 4천700명을 해고하고 계약직 직원 수도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정제 마진 및 기타 요인으로 인해 4분기 수익에 최대 3억 달러의 손실이 날 수 있다고 밝혔다. BP는 11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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