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난방비 치솟고 소비는 급감'…경남 화훼농가 이중고
기사 작성일 : 2025-02-10 17:00:23

졸업식 특수 사라진 화훼업계


임화영 기자 = 졸업식 시즌을 앞뒀지만 입춘한파, 고물가 등으로 화훼업계도 불황을 피해 가지 못한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꽃시장이 한산하다. 2025.2.9

(김해= 최병길 기자 = 경남지역 화훼농가들이 한파로 인해 난방비가 많이 들면서 생산비는 크게 치솟지만, 불경기에 꽃 소비는 급감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10일 경남 최대 화훼단지인 김해지역 화훼작목회에 따르면 최근 한파가 닥치면서 겨울철 화훼 생산에 필수적인 난방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화훼농가에서 사용하는 시설하우스 난방용 등유는 현재 리터당 1천15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200∼300원이 올랐다.

꽃 생산에 필요한 전기보일러에 드는 전기세는 1kW당 부가세 등을 포함해 105원으로 전년 동기 68원에 비하면 배 가까이 치솟았다.

화훼농가에서는 1천평 시설하우스 기준으로 한 달에 500만원가량의 농사용 전기요금이 들어 전기요금 폭탄을 맞고 있다며 원성이다.

여기에다 인건비, 약대비 등을 포함하면 사실상 꽃 생산을 포기해야 할 판이라고 울상이다.

김해시 대동면에는 한때 500여 농가가 화훼류를 생산했으나 대다수 농가가 토마토, 블루베리 등으로 작목을 전환하면서 현재 130개 농가만 남았다.

한 농민은 "계속 수입산 꽃이 들어오는 데다 꽃 시세는 없어 사실상 생산비조차 건지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화훼 유통과 달라지고 있는 꽃 소비도 농가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

각종 행사에 사용하는 3단 축하 화환용 거베라의 경우 시중에 유통되는 꽃의 99%가 조화를 사용한다.

이에 따라 대동지역 화훼농가 중 거베라를 생산하던 39개 농가가 현재는 10개 농가로 급감했다.


화훼공판장


[촬영 최병길]

농민들은 "경매시장에서 꽃값은 여전히 곤두박질치는데 경매 후 중간 단계를 거치면서 실제 시중에 소비되는 꽃값은 천정부지로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졸업식 현장에는 조화나 비누 꽃이 등장하거나 한번 사용된 꽃다발을 중고로 재판매하면서 국내산 절화 거래량은 더욱 떨어지고 있다.

정윤재 김해화훼작목회장은 "2월 졸업 시즌을 두고 꽃 소비가 많은 성수기니, 대목이니 하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며 "이제 얼마 남지 않는 국내 화훼농가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화훼 원산지 표시 강화 등을 담은 '화훼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조속한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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