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방글라 前정권 지난해 시위 유혈진압에 1천400명 사망"
기사 작성일 : 2025-02-13 15:00:56

방글라데시 시위대


[EPA 자료사진. 재배포 및 판매 금지]

(방콕= 강종훈 특파원 = 방글라데시 전 정권의 지난해 시위 유혈 진압으로 인한 사망자가 약 1천4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유엔이 추산했다.

13일 AFP·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셰이크 하시나 총리 정권은 조직적으로 시위대에 심각한 인권침해를 저질렀다며 "살인, 고문, 감금을 비롯한 비인도 범죄가 벌어졌다고 볼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유엔은 시위 과정에서 약 1천400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다친 것으로 추산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사망자의 78%는 소총과 산탄총 등에 의한 총격으로 숨졌다"며 "전 정권 최고위층은 매우 심각한 인권침해 행위를 인지하고 이에 관여했다"고 말했다.

유엔은 고위 관료들의 증언과 기타 증거가 반정부 시위대 폭력 진압에 관한 정부 공식 방침이 있었음을 보여준다며 긴급한 추가 수사를 촉구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해 6월 법원의 '독립유공자 후손 공직할당제' 부활 결정으로 대학생 시위가 일어났고, 당국이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해 사상자가 다수 나왔다.

일반 시민들이 시위에 가세하고 군경마저 돌아서면서 하시나 총리는 같은 해 8월 인도로 달아났다.

이후 유엔은 조사단을 파견해 유혈 진압 과정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증거를 수집했다.

한편, 인도에 머물러 온 하시나 전 총리는 최근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시나 전 총리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지지자 결집을 시도하자 분노한 시위대가 지난 5일 그의 아버지인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 방글라데시 초대 대통령 가옥을 굴삭기 등으로 파괴했다. 이를 계기로 하시나 전 총리 찬반 세력 간 충돌이 발생했다.

과도정부는 지난 10일 하시나 전 총리 지지자를 겨냥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약 1천500명을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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