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도 국영 통신사도…중국 기업들 '딥시크 열풍'
기사 작성일 : 2025-02-13 18:00:59

딥시크 로고와 중국 오성홍기


[로이터 자료사진]

차병섭 기자 = 중국 기업들이 자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내놓은 '가성비' 인공지능(AI) 모델을 활용해 앞다퉈 생산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미국 CNBC방송은 12일(현지시간) 중국 자동차업체 8곳, 금융증권 회사 9곳 이상, 국영 통신사 3곳,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 등을 비롯한 다수 기업이 지난주 딥시크 모델을 자사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 나섰다고 전했다.

전기차 선두 업체 비야디(BYD)는 10일 스마트 전략 발표회에서 딥시크의 AI 소프트웨어를 차량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업체들은 딥시크 AI 모델을 활용해 운전 중 음성명령 기능 등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알리바바·화웨이·텐센트·바이두 등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 운영사들은 고객사들에 딥시크의 최신 AI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웨이쑨 애널리스트는 채택 비율, 사업 결합 정도 등을 볼 때 "이는 매우 전례 없는 일"이라면서 "큰 사회·경제적 영향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딥시크는 지난달 20일 저비용·고성능의 AI 모델 'R1'을 내놔 AI 개발에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을 쏟아부어온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에 충격을 줬다. 오픈소스 방식을 채택해 누구나 자유롭게 기본 코드 등을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주목을 받았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 규제로 고가의 엔비디아 칩 구매가 막힌 상태인데, 'AI 굴기'를 내세운 중국 기업들이 제재 하에서도 효율적인 AI 모델을 개발하며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기차 선두업체 BYD


[ 자료사진]

CNBC는 기업들이 딥시크 AI 모델 활용에 적극적인 이유 중 하나로 오픈소스 방식을 들었다. 기업들이 딥시크를 다운로드해 맞춤형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리침은 금융·은행·헬스케어 업종의 경우 강력한 정보보호 규제를 받는 만큼, 딥시크의 오픈소스 방식을 이용해 기업들이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딥시크 모델이 저렴하다 보니 사용 요금이 비싼 다른 AI 모델들도 가격 인하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기업들의 AI 활용이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구체적인 사업 적용에 대해 말하기는 이르지만 딥시크가 AI의 상품화를 촉진할 것이라는 점이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도 이런 흐름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 '국가 슈퍼컴퓨팅 네트워크'는 자격요건을 갖춘 개인·기업에 딥시크 제품(API) 3개월 무료 사용권 등을 제공한다고 지난 11일 발표했다.

중국에서는 딥시크 R1뿐만 아니라 알리바바의 '큐원', 바이트댄스의 '더우바오', 바이두 '어니봇', 문샷의 '키미' 등 다른 AI 모델들도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 중이다.

다만 생성형 AI가 얼마나 생산성과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마이크 팡 애널리스트는 AI 모델의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관망할 것으로 봤다. 컴퓨팅 연산이나 맞춤화 등을 통해 완전히 적용하기에는 비교적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가트너는 그러면서도 2027년이면 생성형 AI 모델의 평균 사용 비용이 지금의 1% 아래로 내려가고 2029년이면 중국 기업의 60%가 주요 제품·서비스에 AI를 결합해 매출을 늘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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