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트럼프, 개인번호 주며 언제든 연락하라고 해"(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2-15 03:00:57

젤렌스키와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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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신창용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서방 국가들과 공동 입장이 정리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AFP 통신과 영국 BBC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독일에서 개막한 뮌헨안보회의(MSC)에서 "나는 오직 한 명의 러시아 사람, 푸틴과만 만날 것"이라며 "다만 우리가 트럼프, 유럽과 공동 계획을 세운 뒤에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우리는 푸틴과 앉아서 전쟁을 멈출 것"이라며 "이 경우에만 나는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전화 통화에서 그가 개인 전화번호를 주면서 원할 때 언제든지 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것은 재미있었다"며 "난 그에게 '네,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전에는 언제든지 직접 전화해도 된다고 말하면서 전화번호를 주지 않았잖아요'라고 했더니 트럼프가 '그래, 이제 번호를 줄 테니 언제든 전화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의 준비된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직접 접촉해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해 협상을 서두르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울러 "어떤 경우든 유럽은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단결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는 결국 우크라이나를 보호하는 것이 유럽을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미국이 조기 종전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배제한 채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유럽 동맹국들에 사전 통보 없이 "러시아와 종전 협상 개시에 합의했다"고 발표해 유럽과 우크라이나 '패싱'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 우크라이나, 러시아 고위급 인사들이 뮌헨안보회의에서 만날 것이라고 했지만 러시아는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 공식 대표들은 뮌헨안보회의에 초대받지 못했다"며 "따라서 외무부나 다른 기관의 대표가 참석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북한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최대 3천명까지 병력을 추가로 파병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만났다. 그는 뮌헨안보회의 이후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를 방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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