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도체 공세에…대만 측 "한 국가가 기술 독점할 필요없어"
기사 작성일 : 2025-02-16 11:00:57

TSMC 로고


[AP 자료사진]

차병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 반도체 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대만 고위 당국자가 "한 국가가 반도체 기술을 독점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의 우청원 주임위원(장관급)은 15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대만은 민주주의 반도체 공급망에서 믿을 수 있는 파트너'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반도체산업은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분업이 필요하다"면서 "각국이 독특한 산업적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한 국가가 모든 기술을 완전히 장악하거나 독점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어 "일본은 반도체 화학제품·재료·설비 측면에서 중요하고 네덜란드는 첨단 포토리소그래피 장비 기술을 지배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한국은 메모리칩에서 상대적 우위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대만은 첨단 패키징 분야 등에서 앞서 있다는 것이다.

우 주임위원은 "이들 민주주의 협력국은 각자 정통한 영역을 발전시키고 서로 협력해 힘을 합친다. 이를 통해 상호이익을 달성하고 최대 시너지를 만들어낸다"면서 '민주주의 체제 내 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들이 집결하는 만큼 민주국가들이 더욱 단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자료사진]

이러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산업 주도권을 미국으로 되찾아오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0일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13일에는 "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도 조금 만들기는 하지만 거의 모든 것(반도체)이 대만에서 만들어진다"면서 "대만은 미국 반도체 산업을 빼앗아 갔다. 우리는 그 사업을 되찾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대만은 14일 고위급 국가안전회의(NSC)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고, 라이칭더 총통은 "미국에 대한 투자와 구매를 확대하고 양국 간 무역 균형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 TSMC를 보유한 대만은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지난해 대미 수출이 전년 대비 83% 증가, 역대 최대인 1천114억달러(약 160조8천억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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