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왕따서 외교 거물로…우크라 종전 중재 나선 사우디 왕세자
기사 작성일 : 2025-02-14 09:00:56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악수하는 트럼프 대통령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신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추진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중재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한때 국제 사회에서 외면받았던 '왕따' 빈 살만 왕세자가 국제 외교의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사우디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가 외교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운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는 2018년에만 해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며 국제적 공분을 샀다.

사우디를 예멘 내전에 휘말리게 하고 레바논 총리 납치와 카타르와의 단교를 주도하는 등 충동적이고 무모한 결정으로 서방에서는 위험한 인물로 간주돼왔다.

더타임스는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빈 살만 왕세자가 누구나 만나기를 원하는 핵심 인사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세계 경기 둔화, 에너지난 등으로 산유국인 사우디의 입지가 커졌고, 빈 살만 왕세자 스스로도 관광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보수적이었던 왕국을 개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측근들은 그가 나이가 들면서 현명해졌으며 사우디를 글로벌 외교 강국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사우디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미국과 러시아 사이 포로 교환을 중재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친분이 깊은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도 빈 살만 왕세자의 존재감을 높이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피살 사건으로 다른 국가 지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때도 그의 편에 설 정도로 우호적이었다.

빈 살만 왕세자는 푸틴 대통령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접촉을 유지해왔다.

사우디는 2023년 아랍연맹 회의에 젤렌스키 대통령과 러시아 대표단을 초대하고 양국이 원하는 투자와 발언의 판을 깔아주면서 중재국의 입지를 다졌다.

더타임스는 사우디가 이 행사를 통해 세계 강대국들이 이견을 해소할 수 있는 중립적인 '만남의 장' 면모를 과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러 정상회담의 장소로 선택하면서 존재감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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