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전쟁 500일…이스라엘서 인질 석방 촉구 시위
기사 작성일 : 2025-02-17 21:00:56

이스라엘 의회 앞 인질 석방 촉구 시위대


(AFP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의회(크네세트) 의사당 앞에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몰렸다. 2025.2.17

(이스탄불= 김동호 특파원 = 가자지구 전쟁 발발 500일째를 맞은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곳곳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질·실종자가족포럼은 이날 오전 이스라엘 중심도시 텔아비브 등 각지 도로를 점거하고 "(인질들을) 지옥에서 꺼내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예루살렘에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관저 부근에서 의회(크네세트)까지 이스라엘 국기와 인질 사진 등을 들고 행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인질을 남겨두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는 문구의 피켓도 눈에 띄었다.

지난 8일 가자지구에서 풀려나 영양실조 상태로 이스라엘로 돌아온 오하드 벤 아미(56)는 "그곳에서 강한 희망을 잃지 않은 것은 많은 사람이 나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며 시위에 더 많이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작년 8월 가자지구 땅굴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인질 카멜 가트의 사촌동생 샤이 디크만은 "전쟁이 다시 시작되면 남은 인질들에게는 사형선고가 내려지는 것과 다름없다"며 휴전이 이어지고 인질 석방이 무사히 마무리되기를 바랐다.

거리행진과 시위는 이날 저녁 텔아비브 중심가의 '인질 광장'에서 마무리된다.

하마스는 지난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해 약 1천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전쟁이 시작된 지 15개월 만인 지난달 19일 휴전에 돌입했다. 이후 6차례에 걸쳐 하마스가 생존 인질 24명을 석방했고, 이스라엘은 자국에 수감 중이던 팔레스타인인 약 1천100명을 풀어줬다.

현재 생존자와 시신을 합쳐 인질 70명이 가자지구에 남아있고 이 가운데 34명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이스라엘군은 추정한다.

양측은 합의에 따라 6주(42일)간의 휴전 1단계 기간 인질·수감자를 교환하면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2단계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지난주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한때 인질 석방을 연기하겠다고 하면서 휴전 합의가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달 초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주변국으로 이주시킨다는 구상을 발표하며 팔레스타인과 아랍권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살얼음판 같은 휴전이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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