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시설 스프링클러 자율 설치하면 지방세 감면·보험료 할인
기사 작성일 : 2024-12-19 13:00:36

소지품 찾아가는 투숙객들


(부천= 임순석 기자 = 25일 오후 경기 부천시 중동 화재 호텔에서 투숙객들이 소지품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22일 이곳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2024.8.25

양정우 기자 = 정부가 숙박시설의 스프링클러 자율 설치를 유도하고자 스프링클러 설치 시 지방세 감면과 화재보험료 할인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소방청은 19일 열린 '제51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숙박시설 소방안전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올해 8월 부천 한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숙박시설 화재 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스프링클러는 화재 시 초기 진화에 큰 역할을 하지만 오래된 건물의 경우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닌 경우가 많다.

불이 난 부천 호텔도 2004년 준공된 건물로 객실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2018년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이 개정되며 6층 이상의 호텔·여관에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으나, 이 건물은 해당 기준 적용에서 제외된 탓이다.

소방청은 스프링클러 자율 설치 지원과 함께 숙박업소가 소방시설 등 자체 점검기록표에 스프링클러 설치 유무를 공개하도록 했다.

화재 시 탈출 장비인 완강기를 객실 수용인원만큼 설치하도록 관련 규정도 한층 강화한다.

숙박시설 객실에는 일반 완강기 1대나 일회용 간이 완강기 2대가 설치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3명 이상부터는 완강기 도움을 받아 대피하기가 어렵다.

소방청은 완강기 설치 기준을 강화하고, 완강기 거치대도 사용자 하중을 고려하도록 기준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화재 시 투숙객이 객실 출입문 틈새로 들어올 수 있는 연기를 막을 수 있도록 객실에 방연테이프 비치도 의무화한다.


남녀 투숙객 추락 후 뒤집혀 있는 에어매트


(부천= 경기 부천 호텔 화재 현장에서 사망자 7명 중 2명이 7층에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다가 숨지자 에어매트의 기능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 화재 현장에서 남녀 투숙객이 추락한 뒤 뒤집혀 있는 에어매트. 2024.8.23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소방청은 공기 안전매트의 뒤집힘 사고 등을 방지하고자 단기적으로 안전매트에 외부 지지대와 연결할 수 있는 결착용 고리를 부착하는 방안을 소방용품 업체들과 협의해 추진하기로 했다.

부천 호텔 화재 당시 투숙객 2명이 불을 피해 지상에 설치된 공기 안전매트로 뛰어내렸으나, 매트가 뒤집히며 목숨을 잃은 바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신소재 등을 활용해 충격 흡수력 등을 강화한 추락사고 안전대응 장비 개발에 나선다.

또 내용 연수가 1년 이상 경과한 공기 안전매트는 연말까지 전량 폐기한다.

이밖에 주요 사고 발생 시 상황관제를 전담하는 팀을 둬 신고접수와 상황관리가 전문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하고, 화재 신고자 고립 시 대피요령과 피난기구 사용 방법을 영상통화나 사진으로 전송해 대피를 유도하기로 했다.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숙박시설 인명구조 상시훈련도 강화한다.

낙하지점 유도방법 등을 수록한 '공기 안전매트 장비 조작' 표준교재(사용 매뉴얼)를 보급하고, 공기 안전매트 현지 적응훈련 비중을 확대하는 등 교육체계를 개선할 계획이다.

허석곤 소방청장은 "전문가와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부처와 협업해 실효성 있는 종합대책을 마련했다"며 "대책 발표에 그치지 않고 지속해 점검하고 보완해 숙박시설에 대한 소방 안전을 강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