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여론조사 토론회…"동원된 여론이 공론으로 포장된 시대"
기사 작성일 : 2025-01-23 14:00:07

민주당 여론조사검증 및 제도개선특위 주최 토론회


박동주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여론조사검증 및 제도개선특위 주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5.1.23

안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개선 특별위원회는 23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명태균 게이트' 등으로 촉발된 여론조사 신뢰성 문제와 관련해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위성곤 의원은 "명태균은 특정 후보의 공천을 목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한 선거 브로커"라며 "우리 사회 공론장이 얼마나 위협받고 있는지 경각심을 크게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를 악용해 이익을 취하려는 장사치들이 활개 치지 못하도록 민주사회 공론장에 대한 신뢰와 대의민주주의 시스템을 지켜내기 위해 긴 호흡으로 특위를 운영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보수 성향의 응답자가 과 표집이 돼 정확한 여론조사가 어려운 점을 강조하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졌다.

같은 당 이연희 의원은 "지금은 특정 종교단체나 유튜버에 의해서 여론의 동원이 가능한 시대"라며 "동원된 여론이 공론으로 포장된 시대"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론 기획과 조작, 교란 수법은 더욱 교묘해지는 법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론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고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제도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은 "최근 들어서 여론조사와 관련해서 예상치 않았던, 혹은 예상했더라도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황이 목도되고 있다"며 "모집단을 잘 찾아내는 게 아니라 여론조사를 통해서 오히려 모집단을 흔들어대는 이런 상황을 보인다" 지적했다.

토론회에서는 표본집단을 구성할 때 성, 연령대, 지역 등을 할당 기준으로 삼아서 응답자 할당량을 채울 때까지 무한정으로 표집하는 여론조사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이를테면) 20대에 서울 사는 남자를 몇 퍼센트까지 꼭 채워야 하는 것"이라며 "하룻밤 사이에 여론조사를 하는데 20대 남자가 여론조사에 응답하겠다고 끝까지 전화기를 붙잡고 있는 사람은 어떤 종류의 사람이겠나"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여론조사는 그런 20대 남자들의 의견만 잡아내고 있는 것"이라며 "통계이론을 적용해서 표집오차를 계산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여론조사 정확도의 질적 상승을 위해선 정당과 언론사 등 조사의뢰자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 교수는 "언론사 및 정당이 정치 여론조사의 주요 의뢰자"라며 "이들이 조사 품질이 아닌 조사 비용에만 신경 쓰거나 자료의 품질이 아닌 조사 정보를 활용한 정치적 목적에만 주문할 때 조사 생태계는 위기에 처한다"고 짚었다.

또한 "제대로 된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사람들의 응답에 대한 보상을 해드려야 한다"며 "소중한 시민들의 의견을 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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