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의 IBM 왓슨 연구소
(뉴욕= 이지헌 특파원 = 30일(현지시간) 외신기자단 초청 설명회를 연 미국 뉴욕주 요크타운하이츠 소재 IBM 왓슨 연구소. 2025.1.30
(뉴욕= 이지헌 특파원 = 인공지능(AI) 개발에서 개방형 전략을 펴고 있는 IBM의 연구진들은 30일(현지시간) AI 모델이 앞으로 개별 기업의 필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소형화, 전문화하고 비용도 지속해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최근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든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AI 모델은 이런 흐름에 부합하는 개방형 혁신의 결과물로, 갑자기 새로 등장한 기술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IBM 연구소의 닉 풀러 AI·자동화 부문 부사장은 이날 미국 뉴욕주 요크타운하이츠의 IBM 왓슨 연구소에서 연 외신기자단 초청 설명회에서 "목적에 맞는 AI 모델을 만드는 것은 IBM이 지속해서 추구해온 방향"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IBM은 2023년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메타)을 비롯해 다수의 기업, 연구기관과 함께 오픈소스 커뮤니티 'AI 얼라이언스'를 맺고 개방형 AI 모델을 추진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오픈소스 커뮤니티 참여 주체들은 코딩에 활용할 수 있는 AI 모델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IBM도 2023년 대규모언어모델(LLM)에 기반한 AI 기반모델 제품군인 그래니트 시리즈를 공개한 바 있다.
풀러 부사장은 자사의 그래니트 모델 중 일명 '전문가 혼합'(mixture of experts) 모델인 '액셀러레이터(가속기) 모델' 개념을 소개하면서 "이는 최근 딥시크에 의해 널리 알려진 AI 모델과 정확히 일치한다"라고 설명했다.
IBM의 가속기 모델은 수백억 개의 매개변수로 구성되는 대형 모델과 달리 매개변수를 4억개 또는 8억개 정도로 축약해 목적에 맞게 특화한 AI 모델을 말하는데, 딥시크가 내놓은 R1 모델은 결국 IBM이 앞서 적용해온 가속기 모델 기술과 동일하다고 풀러 부사장의 설명했다.
오픈AI가 챗GPT를 통해 폐쇄형 범용 모델을 추구해온 것과 달리 IBM은 오픈소스 커뮤니티와 협업하며 맞춤형 AI 모델 개발을 추구해왔는데, 딥시크의 모델이 주목받으면서 IBM의 AI 전략도 재조명받게 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풀러 부사장은 딥시크를 둘러싼 관심에 대해 "시장에서 우리의 접근 방식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소형화, 전문화를 통해 AI 기술의 비용이 지속해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IBM의 AI 전략 소개하는 닉 풀러 부사장
(뉴욕= 이지헌 특파원 =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요크타운하이츠 소재 IBM 왓슨 연구소에서 열린 외신기자단 초청 설명회에서 IBM 연구소의 닉 풀러 AI·자동화 부문 부사장이 AI 기술개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2025.1.30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열린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딥시크 관련 질문에 "IBM은 기업들이 대규모언어모델을 도입하는 데 있어 좀 더 작은 모델과 좀 더 합리적인 모델 훈련 시간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지난 1년여간 강조해왔다"며 "이런 접근 방식을 통해 추론 비용을 최대 30배까지 절감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답변했다.
IBM은 AI 부문 성과에 힘입어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이날 주가가 13% 급등했다.
한편 풀러 부사장은 AI 기술이 추론 결과를 최적화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에이전트는 결과가 도출되는 시점에서 이를 최적화하는 것"이라며 "이는 현 생성형 AI 기술이 진화하는 방향성을 보여주는 패러다임"이라고 소개했다.
AI가 오류를 스스로 감지해 올바른 방향으로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최종적으로 성공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날 설명회에선 IBM이 차세대 서버 시스템인 Z메인프레임과 연계해 개발 중인 AI 가속기 칩(AIU·Artificial Intelligence Unit)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지난해 출시한 AI 가속기 칩 '스파이어'의 경우 금융사기 탐지 등 특정 분야에 맞춤형으로 개발된 AI 연산 능력을 제공한다. 이 칩은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을 통해 생산되고 있다.
IBM은 특정 임무에 전문화한 AI 가속기 칩이 기업의 필요에 맞춰 낮은 가격에 효과적으로 AI 작업을 처리하게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IBM 연구소의 숀 할러데이 담당자는 이날 설명회에서 IBM의 AI 가속기 칩 성능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 성능을 능가하느냐는 질의에 "그렇다"라면서 "엔비디아의 범용 그래픽처리장치(GPU)는 특정 임무에 전문화된 AIU의 효율성에 도달할 수 없다"라고 자신했다.
AI 가속기 칩 설명하는 IBM 연구진
(뉴욕= 이지헌 특파원 =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요크타운하이츠 소재 IBM 왓슨 연구소에서 열린 외신기자단 초청 설명회에서 IBM 연구소의 숀 할러데이 담당자가 IBM의 인공지능(AI) 가속기 칩을 소개하고 있다. 2025.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