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佛 르몽드 모스크바 특파원 추방…"보복 조치"
기사 작성일 : 2025-02-06 23:00:57

러시아 외무부 청사


[타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모스크바·파리= 최인영 송진원 특파원 = 러시아가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의 모스크바 주재 특파원을 추방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르몽드의 뱅자맹 크넬 르몽드 모스크바 주재 특파원 인증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프랑스가 먼저 파리에서 일하는 러시아 매체 콤소몰스카야프라브다의 알렉산드르 쿠델라에게 2차례나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쿠델라 기자의 상황을 해결하지 않으면 보복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프랑스에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무시당해 보복 조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크넬의 특파원의 비자 연장 거부는 정치적 의미가 없는 기술적인 문제"라고 덧붙였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제롬 페노글리오 르몽드 편집장이 이번 결정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낸 것을 보고 황당했다면서 "그는 프랑스 외무부에 질문을 보내 프랑스가 언제까지 언론인을 탄압할 것인지 물어봤어야 했다. 르몽드 편집장은 주소를 잘못 기재했다"고 비꼬았다.

앞서 페노글리오 편집장은 자사 기고문을 통해 "르몽드는 1957년 이후 처음으로 모스크바에 특파원을 배치하지 못하게 됐다"며 러시아가 자사 기자를 은밀히 추방함으로써 언론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프랑스 당국은 비자 발급이 거부된 러시아 언론인들이 실제로는 러시아 정보기관 소속이라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토프 르모안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 당국의 결정을 비난한다며 이번 결정을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르모안 대변인은 "이것이 상호주의적 조치라는 러시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프랑스는 여러 차례 '진정한' 러시아 기자들의 프랑스 내 활동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러시아 측에 전달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내 언론의 자유가 존중되지 않는 상황에서 러시아 당국의 이런 부당하고 자의적인 결정은 정보 전달의 자유에 또 다른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개시한 이후 언론 통제를 강화했다. 러시아의 많은 독립언론이 폐간되고 여러 기자가 간첩과 비슷한 의미인 '외국 대리인'으로 지정됐다.

러시아 외무부는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는 '비우호국' 출신 특파원들에게는 3개월마다 비자를 받도록 했다.

로이터 통신은 "해외 외교관과 언론인들은 현재 러시아의 환경이 옛 소련의 이오시프 스탈린, 니키타 흐루쇼프 시대 이후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외국 특파원을 추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에는 스페인 엘 문도의 모스크바 특파원 사비에르 콜라스 기자가 러시아 징집병 아내들의 시위를 취재했다는 이유로 추방당했다.

지난해 11월에도 러시아는 자국 채널1(페르비카날)이 독일 당국에서 베를린 지국을 폐쇄하고 소속 기자들을 추방하라는 명령을 받자, 독일 ARD 방송 소속 특파원 1명과 카메라맨 1명을 맞추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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