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에 갇힌 제주…태풍급 강풍에 도로·하늘길·뱃길 막혀(종합2보)
기사 작성일 : 2025-02-07 19:00:36

눈보라 뚫고 이륙


(제주= 박지호 기자 = 7일 제주공항에 강풍경보와 급변풍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타지역 폭설 영향까지 겹쳐 결항한 항공편들이 속출하고 있다.이날 오후 제주공항 활주로에서 눈보라를 뚫고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2025.2.7

(제주= 김호천 전지혜 기자 = 제주에 눈보라가 몰아치면서 도로 곳곳에 눈이 쌓여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피해도 잇따랐으며,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해 2만여명의 발이 묶였다.

7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북부를 제외한 제주도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제주도 서부·북부·동부·북부중산간에는 강풍경보, 그 외 지역에는 강풍주의보가 각각 내려져 있다.

오후 5시 현재 한라산에는 사제비 125.2㎝, 어리목 61㎝, 한라산남벽 35.8㎝, 영실 32.2㎝ 등 최대 1m가 넘는 많은 눈이 쌓여있다.

산지 외 지역도 가시리 15.6㎝, 산천단 8.5㎝, 유수암 4.8㎝, 송당 4.1㎝, 새별오름 3.7㎝, 와산 3.3㎝, 성산수산 3.2㎝ 등의 적설량을 기록하고 있다.


눈보라 치는 제주


(제주= 박지호 기자 = 대설·강풍특보가 내려진 7일 오후 제주시 노형동의 거리에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다. 2025.2.7

바람도 거세게 불고 있다.

오후 5시 기준 지점별 최대순간풍속은 고산이 초속 36.1m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제주공항 28.4m, 한라산남벽 28.3m, 가파도 27.3m, 우도 26m, 김녕 24.4m, 제주 22m, 성산 20m 등을 기록하고 있다.

적설과 결빙으로 오후 5시 기준 1100도로(어승생삼거리∼구탐라대사거리), 516도로(첨단입구교차로∼서성로입구교차로), 제2산록도로(광평교차로∼탐라대입구)는 대·소형차량 모두 통행이 통제됐다.

명림로(명도암마을∼명도암입구삼거리)와 비자림로(교래사거리∼명도암입구삼거리)는 대·소형차량 모두 체인을 갖춰야 다닐 수 있으며 제1산록도로는 소형 차량의 경우 체인이 필요하다.


강풍·폭설에 제주공항 결항 속출


(제주= 박지호 기자 = 7일 제주공항에 강풍경보와 급변풍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다른 지방 폭설의 영향까지 겹쳐 결항한 항공편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날 오후 눈보라가 치는 제주공항 활주로의 바람자루가 강풍의 세기를 가늠케 하고 있고, 뒤로 공항 탑승구들이 대거 비어 있다. 2025.2.7

한라산국립공원 탐방도 7개 탐방로 모두 통제됐다.

제주공항에서는 강풍·급변풍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눈보라가 몰아치고, 다른 지방 공항에도 폭설이 쏟아지면서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20분 현재 제주공항 국내선 출발 138편과 도착 144편, 국제선 출발 8편과 도착 11편이 결항했다.

국내선 출발 23편과 도착 32편이 지연 운항했고, 국제선 출발 2편과 도착 1편이 지연 운항했다.

이로 인해 이날 항공편을 이용하려던 2만여명이 제주에 발이 묶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항공사와 제주도는 체류객 지원 단계를 '경계'로 발효하고 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대합실 내 대규모 체류객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해상에는 풍랑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여객선도 줄줄이 결항했다.

이날 완도, 진도, 녹동 등을 오가는 여객선 대부분이 결항했으며 제주도 본섬과 마라도·가파도 등 부속섬을 잇는 여객선도 운항이 통제됐다.


제주공항 출발편 잇단 결항


(제주= 박지호 기자 = 7일 제주공항에 강풍경보와 급변풍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다른 지방 폭설 영향으로 항공편들이 잇따라 결항하고 있다. 이날 오전 제주공항 출발층 전광판이 일부 항공편의 결항을 알리고 있다. 2025.2.7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낮 12시 43분께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에서는 전봇대가 흔들려 로프로 고정하는 조치가 이뤄졌고, 비슷한 시각 제주시 도남동에서는 강풍에 간판이 흔들린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들이 안전조치했다.

또 오후 1시 12분께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에서는 많은 눈이 내려 차량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들어와 차량 견인 조치가 이뤄지는 등 현재까지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대설·강풍 관련 신고 5건이 접수됐다.

이날 오전 강풍·대설 대응을 위한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 근무에 돌입한 제주도는 오후 4시 30분 행정부지사 주재로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열어 상황을 점검했다.

도는 공항 체류객 대응 대책, 간판 등 옥외광고물과 공사현장 안전 대책, 비닐하우스·축사·양식장·어선 등 1차산업 분야 안전대책 등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제설제와 제설장비 가동 상태를 확인하고, 도로 결빙 등으로 인해 버스 정상운항이 불가할 시 우회 노선을 안내하는 등 신속 대처 방안을 마련해뒀으며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점검도 진행 중이다.


눈길에 고립된 차량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악천후는 주말까지 이어지겠다.

기상청은 앞으로 9일까지 제주에 비 또는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특히 8일 오전까지 강약을 반복해 시간당 1∼3㎝의 많은 눈이 내려 쌓이면서 대설특보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상 적설량은 9일까지 산지 10∼20㎝, 중산간 5∼15㎝, 해안 3∼8㎝다.

또한 8일까지 바람이 순간풍속 초속 26m(산지 30m) 이상으로 매우 강하게 불고, 해상에도 강풍과 함께 물결이 최대 2∼5m 높이로 매우 높게 일 것으로 예보됐다.

기온도 뚝 떨어져 8일 아침 최저기온이 -2도∼0도에 그치는 등 모레까지 기온이 평년보다 4∼6도 낮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많은 눈과 강풍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와 안전사고가 없도록 유의해야 하며, 빙판길이 되는 곳이 많겠으니 교통안전과 보행자 안전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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