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있으면 '줍줍' 못한다…거주지 요건은 '그때그때 달라요'(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2-11 15:00:19

서울 아파트


임화영 기자 = 사진은 12일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2023.11.12

(세종= 박초롱 기자 =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을 무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도록 올해 상반기 중 제도가 개편된다.

거주지 요건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역 사정에 맞게 탄력적으로 정한다.

경기 화성 동탄에서 '줍줍'이 나왔다면 화성시장이 거주지 요건을 경기도·수도권·전국 중 선택하는 방식이다.

국토교통부는 무주택자만 무순위 청약에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거주지 요건은 시장·군수·구청장이 탄력적으로 부과할 수 있게 하겠다고 11일 밝혔다.

무순위 청약은 1·2차 청약에서 미달했거나 계약 포기 등으로 생기는 잔여 물량에 청약을 다시 받는 제도다. 미분양 우려가 컸던 2023년 2월 말 대폭 풀린 무순위 청약 요건이 다시 강화되는 것은 2년 만이다.

무순위 청약 문턱을 낮춘 것이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이 마비될 정도의 '청약 광풍'으로 이어지자 무주택자 요건을 다시 두기로 한 것이다.

이번 제도 개편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지자체장에게 '줍줍'의 거주지 요건 결정 권한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시세 차익이 큰 '로또 줍줍'이 나오거나 분양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서는 지자체가 해당 광역 지자체 또는 해당 광역권으로 거주지 요건을 제한할 수 있다.

이달 두 가구 무순위 청약에 120만명이 몰린 세종시의 경우 세종시장이 세종시 또는 충남권 거주자만 무순위 청약에 신청하도록 할 수 있다.

반면 청약 경쟁이 세지 않은 지방 아파트 줍줍 때는 거주지 요건을 두지 않고 전국 단위로 신청받을 수 있다.

김헌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지자체가 지역 여건을 고려해 거주 요건을 탄력적으로 부과하도록 허용하면 청약 제도가 시장 상황에 따라 빈번하게 변경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순위 청약제도 개편


[국토교통부 제공]

제도 개편 이후 무순위 청약 경쟁률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가 294만명이 몰린 동탄역 롯데캐슬 '줍줍' 신청자 1천명을 뽑아 조사해보니 유주택자가 40%가량을 차지했다. 무주택 요건과 경기도 거주자 요건까지 추가한다면 청약 신청이 가능한 사람이 60%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위장전입으로 부양가족 수를 늘려 청약 가점을 높이는 것을 막고자 실거주 여부 확인 절차를 강화한다.

지금까지는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 등·초본을 제출받는 데 그쳤으나 앞으로는 본인과 가족들의 최대 3년치 병원·약국 이용내역(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도 제출해야 한다.

위장전입을 했더라도 아프면 가까운 병원, 약국부터 찾기 마련이기 때문에 진료 일자, 의료 기관명, 약 처방 내용 등이 상세히 기록된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으로 위장전입을 대부분 판별할 수 있을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국토부는 입주자 모집 공고일 이전 직계존속의 병원·약국 기록은 3년치, 30세 이상 직계비속은 1년치를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건강보험 서류 제출 강화와 줍줍 제도 개편은 주택공급 규칙 개정을 거쳐 올해 상반기 중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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