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트럼프와 또 대립각…"가자 구상, 말도 안돼"
기사 작성일 : 2025-02-14 20:00:58

2017년 바티칸에서 만난 교황과 트럼프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바티칸= 신창용 특파원 =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구상'에 대해 "팔레스타인 주민은 자신들의 땅에 머물러야 한다"며 반대했다.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파롤린 추기경은 이날 바티칸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이같이 말한 뒤 "이는 교황청의 근본적인 원칙 중 하나다. 강제 이주는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강제로 내보내면 지역적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며 요르단 등 주변국들도 반대하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우리의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 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체제다. 그래야만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약 200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요르단·이집트 등 인근 국가로 이주시키고 미국이 가자지구를 점령해 해양 휴양도시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이 떠나길 원치 않을 경우엔 강제 이주가 되는데, 이는 국제법에 어긋난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혁명적이고 창의적인 접근"이라고 치켜세웠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즉위와 함께 교황청 국무원장에 임명된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청의 정치·외교 활동을 담당한다. 교황에 이은 교황청 권력 서열 2위로 통한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을 강하게 규탄했다.

교황은 미국 가톨릭 주교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미국이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다며 자신의 나라에서 어려움을 피해 도망쳐 온 사람을 돌려보내는 것은 존엄성을 해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정책 책임자인 톰 호먼은 "교황은 가톨릭교회를 먼저 바로잡고, 국경 단속은 우리에게 맡겼으면 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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