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한미일, 北 대응에 차이 있어선 안돼…협력·소통해야"(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2-17 19:00:58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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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경수현 박상현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7일 한미일이 북한 문제 대응에서 차이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제1야당 입헌민주당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양자 거래를 중시한다는 견해 속에서 한미일 체제 의의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그 나라의 핵심적 이익인데, 이것과 핵 보유라는 것을 어떻게 분리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그들이 요구하는 체제 보장을 어떻게 양립할 것인지에 대해 (한미일) 3국 간에 협력과 의사소통을 도모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 마에하라 세이지 공동대표 질의에도 "리비아와 이라크 예를 보면 핵을 포기한 독재자의 말로는 어떠했는가를 그(김정은 국무위원장)는 알고 있을 것"이라며 "체제 보장은 무엇인가 등 본질적 문제를 논의해 문제 해결에 나서고자 한다"고 답했다.

앞서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첫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기로 했고, 한미일 외교장관도 15일 독일 뮌헨에서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방침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이시바 총리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 때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 면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관련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접촉을 시사하고 있다"며 "그래서 지난번 미일 정상회담 때도 (납치 피해자에 대한) 문제를 거론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납북자 가족과 만났던 것을 잘 기억하고 있다는 듯한 발언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시바 총리는 "아직 (방일) 일정 등도 확정되지 않아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때 납치 피해자 가족과 면회할 수 있도록 당연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과 2019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베 신조 당시 총리와 함께 납북 피해자 가족인 요코타 메구미(실종 당시 13세) 씨 모친인 요코타 사키에 씨 등을 만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정상회담에서 일본 측 초청에 응해 가까운 시일 내에 일본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 미국의 날인 7월 19일이나 한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가을 무렵에 일본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아리모토 아키히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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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시바 총리는 납북 피해자 가족 중 한 명인 아리모토 아키히로 씨가 지난 15일 96세를 일기로 별세한 것과 관련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몇 개월 전에 만나 했던 이야기가 아직도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라도 빠른 납치 피해자 귀국은 모든 수단을 써 실현해야만 한다"며 이 문제 해결은 이시바 내각의 지상 명제라고 강조했다.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아리모토 씨의 딸인 아리모토 게이코 씨는 영국 유학 중이던 1983년 유럽 여행을 하다가 북한에 납치됐다. 게이코 씨는 실종 당시 23세였다.

아리모토 씨는 2020년 먼저 눈을 감은 부인과 함께 정부에 납북자 구출을 요청해 왔다. 그는 1997년 3월 납치 피해자 가족회를 결성해 부대표를 지냈고, 다른 피해자 가족과 함께 강연과 서명 운동을 펼쳤다.

아리모토 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일본 정부가 북한에 남아 있다고 인정한 피해자 12명의 유족 중 부모 세대는 요코타 사키에 씨만 남게 됐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89세인 요코타 사키에 씨는 아리모토 씨 별세 소식을 접한 뒤 "납치 문제는 이렇게 오랜 세월이 걸려도 왜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가"라며 "일본 정부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취재보조: 김지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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