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 리옌훙, 시진핑 좌담회 불참…시총 3조5천억원 증발(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2-18 17:00:59

리옌훙 바이두 회장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봉석 기자 = 중국 최대 검색 포털 업체 바이두의 리옌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민영기업 좌담회(심포지엄)에 불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사안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 두 명의 말을 인용해 리옌훙이 참석자 명단에 없었다고 전했다.

시 주석에게 '미운털'이 박혔던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을 비롯해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BYD 왕촨푸 회장, 유니트리의 왕싱싱 회장,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 답시크 창업자 량원펑 등 중국 민영기업 거물들이 총출동했지만, 리옌훙은 빠진 것이다.

이에 바이두가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잃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증권사 영업 담당 이사는 "이는 바이두가 수년에 걸쳐 인공지능 '어니'(文心一言·문심일언) 개발을 통해 얻은 선도적 우위를 잃어가고 있음을 의미하며, 딥시크 같은 후발주자를 따라가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홍콩증시에서 바이두 주가는 전날 장중 8% 이상 하락해 항셍지수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시가총액은 전 거래일에 비해 24억달러(약 3조5천억원)가 증발했다.

전날 바이두가 자사 대형언어모델(LLM) '원신'에 딥시크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틱톡(TikTok)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장이밍 창업자의 모습도 좌담회 행사장에서 보이지 않았다.

부동산 분야 거물들이 완전히 배제된 점도 눈길을 끈다.

시 주석이 2018년 11월 집권 후 처음 민영기업 좌담회를 열었을 당시 완커(萬果·Vanke)와 헝다(恒大·에버그란데),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등 부동산 대표들이 참석했으나 이번엔 명단에서 아예 빠졌다.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부동산이 더는 민영경제 성장의 핵심이 아니며 신에너지와 첨단 제조업이 대체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한때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을 책임졌던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제거하면서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을 성장시키려는 것이 시 주석이 가진 계획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첨단 기술 산업은 작년 중국 GDP의 15%를 차지했으며, 내년에는 주택 부문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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