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상생활로" 전국서 귀경 행렬…기차역·터미널 북새통
기사 작성일 : 2025-01-30 13:01:12

'다시 서울로'


류영석 기자 =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오전 서울역에 도착한 귀경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1.30

(전국종합=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전국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공항 등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귀경길에 나선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귀경객들은 배웅 나온 가족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누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전국 유명 스키장과 썰매장, 관광지 등에는 하루 남은 연휴를 즐기려는 시민 발길이 이어지기도 했다.

◇ "긴 연휴도 눈 깜짝할 새 끝"…아쉬운 작별 인사

이날 오전 동대구역은 귀경길에 오른 시민들로 북적였다.

귀경객들은 고향에서 받은 찬거리와 선물들로 양손 무겁게 열차에 올랐다.

배웅을 나온 한 시민은 아쉬움에 손자의 손을 잡고 한참 동안 놓지 못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열차가 떠난 자리에서도 끝까지 손을 흔들었다.

배웅 나온 부모님과 함께 열차를 기다리던 정모(40)씨는 "이제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야 하니 아쉽다"며 "항상 건강하시고, 자주 찾아뵙겠다"고 부모님께 인사했다.

정씨의 부친은 "만날 때는 즐겁고 헤어진다고 하니 아쉽다"며 "직장이 있다 보니 출근 준비도 해야 하고 하니 어서 보내야 한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또 오너라'


(대구= 윤관식 기자 =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오전 동대구역에서 한 시민이 열차를 타고 귀경길에 오른 자녀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1.30

청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도 귀경객들이 배웅 나온 가족과 아쉬운 작별을 하며 긴 연휴를 마무리했다.

청주에서 가족을 보고 서울 강동구로 돌아가는 조모(35) 씨는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 실컷 먹고 푹 쉬어서 좋았는데 다시 출근할 생각을 하니 머리가 지끈거린다"며 "그래도 가족들과 보내면서 재충전했으니 힘내서 일상으로 복귀하려 한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광주종합터미널에서 딸과 사위를 배웅하러 온 손모(61)씨는 "저번 주에 독감에 걸려서 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기어코 아빠를 보겠다며 온 딸이 반가웠다"며 "연휴가 길었지만 헤어질 시간이 되니 아쉽기만 하다"고 말했다.

제주공항 국내선 출발 대합실에는 부모 또는 형제, 친지와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고 돌아가는 귀경객, 선물용 감귤 상자와 골프 가방 등을 카트에 한가득 실은 관광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기 위해 긴 줄을 늘어섰다.

가족과 함께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작별하고 서울로 돌아가는 귀경객 양모(46)씨는 "긴 연휴라 생각했는데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것 같다"며 "그래도 넉넉한 연휴 덕분에 제주에 있는 동안 부모님과 친척들, 친구들을 모두 만나 볼 수 있었고 가족과 함께 짧지만 관광도 할 수 있었다. 즐겁게 놀다 간다"고 말했다.

강원도 내 버스터미널과 기차역에는 역귀성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어르신들이 눈에 띄었다.

서울 광진구에서 연휴 기간 아들과 며느리, 손자를 만나고 이날 오전 남춘천역으로 돌아온 최모(71)씨는 "아직도 할머니 앞에서 귀엽게 세배하고 재롱부리던 손자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며 "곧 태어날 둘째 손자도 빨리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도 이른 아침부터 집으로 돌아가는 귀경객 발걸음이 이어졌다.

양손에 짐보따리를 든 귀경객들은 대합실에 앉아 여객선을 기다리며 가족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귀경 행렬 시작되는 제주공항


(제주= 고성식 기자 = 설 연휴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과 귀경객들이 29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제주를 떠나고 있다. 2025.1.29

◇ 기차역·터미널·공항 북새통…일부 도로 정체

전국 주요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공항 등은 귀경객들이 몰리며 붐비는 모습을 보였다.

제주국제공항은 귀경객과 '설캉스'(설 바캉스)족으로 북적였다.

여행을 마무리한 뒤 일상으로 복귀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연휴 막바지에 제주로 여행 온 사람들로 혼잡스러운 모습이었다.

다만 29일과 30일 새벽에 걸쳐 제주에 내려진 대설특보와 강풍특보, 풍랑특보 등이 모두 해제돼 제주로 오가는 항공기 운항과 여객선 운항은 모두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김해국제공항은 긴 연휴를 맞아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이들로 붐볐다.

동남아나 제주도에서 오는 항공편은 거의 만석이었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는 새벽부터 덕적도와 이작도 방면 여객선을 이용하려는 차량이 몰리며 긴 대기 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경부선 상행선은 거의 모든 열차가 매진이었고, 서울행 고속버스도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코레일은 "전국적인 강설과 한파로 인한 안전 확보를 위해 열차를 감속 운행 중"이라고 공지했다.


귀경객으로 붐비는 고속버스터미널


김성민 기자 =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귀경객들이 짐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2025.1.30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서는 차량 증가로 정체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오전 10시 기준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 청주휴게소 인근, 중부내륙고속도로 충주 분기점 등에서 차량 정체가 나타났다.

경부고속도로, 남해고속도로 종점 부근 도로는 밀려든 차량으로 서행을 하거나 구간에 따라 체증이 발생하기도 했다.

반면 연휴 기간 내내 성묘객이 몰렸던 서울 주변 주요 공원묘지는 이날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공원묘지가 많은 파주시의 한 공원묘지 관계자는 "연휴 막바지라서 그런지 혼잡하지 않고 주차장도 여유로운 상태"라고 전했다.


리프트 타고 슬로프 오르는 스키어들


[ 자료사진]

◇ 스키장 등 관광지서 막바지 연휴 즐겨

전국 주요 스키장은 이른 오전부터 하얀 설원을 누비는 스키어들로 북적였다.

경기광주 곤지암리조트 스키장에서는 형형색색의 스키복을 입은 시민들이 1㎞가 넘는 슬로프를 거침없이 질주하며 겨울 스포츠를 만끽했다.

리프트에는 질주를 마치고 다시 슬로프 정상으로 향하는 스키어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홍천 대명비발디와 정선 하이원, 평창 용평, 휘닉스, 춘천 엘리시안 강촌 등 강원도 내 9개 스키장에도 입장객 2만여명이 찾아 은빛 슬로프 위를 질주했다.

무주 덕유산스키장에서는 1천명의 스키어와 보더들이 원색의 복장으로 흰 눈이 쌓인 슬로프를 내달리며 연휴 마지막 날을 즐겼다.

썰매장을 개장한 용인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방문해 썰매를 타거나 전통 놀이를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전주한옥마을에서 관광객들은 고풍스러운 한옥과 연휴 기간 내린 눈이 어우러진 설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보령 천북 굴단지, 홍성 남당항 등에는 제철을 맞은 굴과 새조개를 맛보려는 인파가 북적였고, 예산 예당호,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 등에도 관광객이 찾아 연휴 마지막 날을 만끽했다.

연휴 기간 폭설로 축사가 무너진 당진과 논산 등 농가에서는 무너진 건물을 철거하는 등 복구작업을 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김상연 변지철 천경환 김선호 박주영 양지웅 윤관식 최영수 이영주 최재훈 김혜인 김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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