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7명 구조는 언제쯤"…격포 어민들, 수색 장기화 우려
기사 작성일 : 2025-02-13 17:00:33

임시 상황실 설치하는 소방당국


(부안= 임채두 기자 = 전북 부안군 왕등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화재로 5명이 구조되고 7명이 실종된 13일 오후 격포항에서 소방당국이 임시 상황실을 차리고 있다. 2025.2.13

(부안= 임채두 기자 = "언제쯤 실종자들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이 드리운 13일 오후 전북 부안군 격포항.

격포항은 이날 오전 선박 화재로 12명 중 5명이 구조되고 7명이 실종된 하왕등도가 속한 부안군 위도면과 여객선으로 50분 거리에 있다.

어업에 종사한 지 20년이 넘었다는 50대 어민 A씨는 긴 한숨과 함께 먼바다에 고정했던 시선을 이내 바닥으로 깔았다.

그는 "바닷일 경험상 실종자들이 차디찬 물속에서 견뎌내기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수색 중인 해경과 바닷속 실종자들이 힘을 내주길 기대하는 수밖에…"라고 말끝을 흐렸다.

A씨는 이날 오전 하왕등도 해상에서 불탄 34t급 근해통발 어선(부산 선적)은 잘 모른다고 했다.

부안 지역 어선이 아니라서 선장, 선원과는 왕래가 없었다고 한다.

다만 어업을 오래한 사람으로서 최근 이런 사고가 빈발해 안타깝다는 심정을 전했다.

그는 사고 원인으로 '가스 누출에 의한 발화'를 조심스레 추정했다.

조타실로 이어진 액화석유가스(LPG) 배관에서 가스가 새 사고가 나는 사례가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A씨는 "요즘같이 추운 날 조타실 내부에 난로도 피우고 사람에 따라 담배도 태운다"며 "배관에서 샌 가스가 이런 화기와 만나면 불이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전화로 언론에 보도된 화재 사진을 여러 장 보던 A씨는 자신의 이러한 추측에 더 힘을 실었다.

겨울철에 조타실 이외에 갑판 등에서 불이 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도 전했다.

대화를 듣던 어민 B씨도 거들어 "가스가 (조타실) 밖에서 새면 공중으로 날아가는데, 조타실 안에 축적되면 단순히 불이 붙는 게 아니라 폭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화기로 음식을 해 먹다가 불이 났을 수도…"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부안해경은 "사고 원인은 정밀 조사 후 브리핑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격포항에 마련된 어선사고 가족대기실


(부안= 임채두 기자 = 전북 부안군 왕등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화재로 5명이 구조되고 7명이 실종된 13일 오후 격포항 어민센터에 '어선사고 가족대기실'이 마련돼 있다. 2025.2.13

소방당국은 격포항에 임시 상황실을 차리고 이송할 구조자를 기다리고 있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아직 해상에서 구조자가 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며 "혹시 몰라 상황실을 차리고 구급차를 대기시켰다"고 말했다.

부안군청도 격포항 어민센터에 '어선 사고 가족 대기실'을 마련했다.

아직 가족 대기실에 도착한 실종자 가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8시 39분께 하왕등도 동쪽 4㎞ 해상을 지나던 34t급 근해통발 어선(부산 선적)에 불이 났다.

이 배의 승선원은 당초 출입항 관리시스템에는 11명으로 등록됐으나 구조된 선원 진술 등을 통해 실제로는 12명(내국인 4·외국인 8)이 승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5명(내국인 2·외국인 3)만 해경과 어민에게 구조됐고 나머지 7명은 화재 발생 7시간이 지난 현재까지 실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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